Urban Making Ground
Ideas
C285015 김혜원
STUDIO E
URBAN MAKING GROUND
서울 도심의 세운4구역은 종묘와 청계천, 세운상가와 시장, 그리고 오랜 시간 축적된 제조 골목이 맞닿아 있는 장소이다.
서로 다른 성격의 도시 조직과 활동이 밀집해 있지만, 반복된 재개발 계획의 변경과 지연 속에서 대상지는 오랫동안 비워진 채 주변의 흐름과 단절되어 왔다.
그러나 대상지 주변에는 여전히 제작하고, 판매하고, 머무르고, 이동하는 다양한 도시의 움직임이 존재한다.
서측의 제조 골목에서는 작은 공방과 상점들이 생산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동측과 청계천 일대에는 상업과 보행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유입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활동들이 하나의 장소에서 관계를 맺지 못한 채 각자의 영역에서 개별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세운4구역을 새로운 기능으로 채워야 할 빈 땅이 아니라, 주변에 이미 존재하는 도시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서로 연결하는 장소로 바라보았다.
URBAN MAKING GROUND는 제조–전시–체험–소비의 과정을 도시의 일상 속에서 연결하는 새로운 도시 제작 플랫폼을 제안한다.
하나의 거대한 건물을 세우는 대신,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여러 개의 건축과 열린 플랫폼을 분산하여 배치하고 그 사이로 기존 도시의 흐름이 통과하도록 한다.
서측 제조 골목에서 이어지는 제작의 흐름과 동측에서 유입되는 사람들의 움직임은 대상지 내부로 확장되며, 서로 다른 프로그램과 만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
대지의 중심에는 지하로 이어지는 열린 공간을 두어 주변의 보행 흐름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이고, 외곽의 램프와 내부의 보행 동선을 통해 지상과 상부의 여러 공간이 연속적으로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건축은 하나의 완결된 오브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지나가고, 머무르고, 바라보고, 참여하는 도시의 일부가 된다.
대상지에는 소비, 체류, 참여를 위한 세 개의 오픈 플랫폼과 오픈 공방, 전시 공간이 배치된다.
제작자는 열린 공방에서 작업하고, 방문자는 그 과정을 가까이에서 바라보거나 직접 제작에 참여한다.
만들어진 결과물은 전시와 쇼룸을 통해 사람들에게 소개되고, 팝업과 마켓을 통해 다시 소비로 이어진다.
그 사이에는 식음과 휴게 공간이 배치되어 특정한 목적 없이 방문한 사람도 자연스럽게 머무를 수 있도록 한다.
제작자와 방문객, 지역 상인과 주민은 하나의 프로그램 안에 고정되지 않고 여러 플랫폼 사이를 이동하며 서로의 활동을 경험한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개별적으로 존재하던 제작–전시–체험–소비의 과정이 하나의 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건물 사이의 비워진 공간 역시 단순한 외부 공간이 아니라 이러한 관계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장소가 된다.
골목과 광장, 램프와 테라스, 선큰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높이의 보행 공간은 사람들의 이동 경로를 겹치게 하고, 서로 다른 활동을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한다.
또한 실내와 외부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보다 열린 경계와 반실내 공간을 반복하여 배치함으로써 기존 세운 일대가 가지고 있던 골목과 제작 환경의 특성을 새로운 건축적 방식으로 이어간다.
낮에는 제작과 체험, 전시와 판매가 이루어지고, 저녁에는 식음과 휴게, 문화 활동으로 사용되면서 특정 시간에만 작동하는 시설이 아닌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오가는 장소를 만든다.
URBAN MAKING은 사라진 도시를 그대로 복원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기존 도시가 가지고 있던 제조와 골목의 관계를 현재의 도시 활동과 다시 연결하고, 오랫동안 비어 있던 세운4구역을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고 활동을 교환하는 새로운 도시의 거점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도시의 흐름을 막는 하나의 건축이 아니라, 주변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통과시키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내는 건축.
이를 통해 세운4구역은 단절된 도시의 공백에서 만들고, 보고, 경험하고, 머무르는 활동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도시 제작의 플랫폼으로 다시 작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