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KAGE OF DONGJAK-RO
Ideas
설계개요
[동작대로 - 물리적 단절이 만드는 잊혀진 기억]
용산 미군기지 남측의 동작대로는 기지로 이어지지 못한 채 끊겨 있다. 서빙고로와 철로가 만드는 경계는 용산기지와 도시의 물리적 단절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낸다. 도시의 일상은 동작대로에서 멈추고, 그 너머에는 오랫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용산기지가 자리한다.
용산은 조선 시대의 마을, 일제강점기의 변방, 미군기지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대의 흔적이 중첩된 장소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개발과 변화 속에서 이러한 흔적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기억이 기록 속에만 남게 된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현재의 도시와 관계를 잃게 된다. 따라서 기억은 사람들이 직접 경험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적 기록으로 남을 필요가 있다.
본 프로젝트는 용산기지로 이어지지 못한 동작대로를, 용산의 기억을 다시 도시와 연결하는 공간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끊어진 도로의 구조를 단순히 복원하거나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용산에 축적되어 온 기억을 기록하고 전시하며 사람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적 경로로 재구성한다. 이를 통해 도시와 용산기지를 물리적으로 다시 연결하는 동시에, 과거와 현재 사이에 존재하는 기억의 단절 또한 이어주고자 한다. 따라서 동작대로의 끝은 더 이상 도시가 멈추는 지점이 아니라, 사라져가는 기억이 다시 도시의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장소가 된다.
작품설명
[공간이 되는 기억의 층위]
용산에 축적된 기억은 역사, 경험, 추억과 같은 추상적인 형태로 존재한다. 이러한 기억은 문서, 사진, 영상, 전시 등의 기록을 통해 구체적인 형태를 얻고 서로 연결된다. 축적된 기록을 하나의 공간적 층위로 재구성하여, 사람들이 직접 걷고 머물며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 실체화한다.
이러한 기억의 공간은 끊어진 동작대로의 기존 구조를 기반으로 확장된다. 기존 동작대로의 폭과 구조적 질서를 유지하면서 플랫폼을 단계적으로 연장하고, 서로 다른 높이와 방향의 공간을 연결한다. 이를 통해 단절된 도로는 단순한 이동 통로가 아니라, 용산의 기억이 축적되고 공유되는 연속적인 경험 공간으로 전환된다.
[동작대로의 구조를 새로운 질서로]
기존 동작대로의 구조를 새로운 공간의 형성 원리로 활용하기 위해 도로를 구성하는 슬래브, 주거더, 횡가로보, 교각과 기초의 구조 체계를 분석하였다. 특히 약 30m 간격으로 반복되는 기존 교각의 주열과 도로의 폭, 상부 구조의 규격을 추출하여 새로운 플랫폼의 기본 질서로 설정하였다. 이후 기존 30m 구조 단위 두 개를 하나의 확장 단위로 묶어 60m×12m의 모듈형 플랫폼으로 발전시켰다.
이렇게 만들어진 플랫폼은 동작대로의 기존 방향성을 따라 연속적으로 확장되며, 주변의 유휴부지를 향해 분기되고 연결된다. 각각의 플랫폼이 부지에 안착하면서 끊어진 도로의 구조적 질서는 새로운 건축적 공간으로 전환된다.
[하나의 문화축으로]
동작대로를 따라 형성된 플랫폼은 주변 대지의 서로 다른 성격을 받아들이며 프로그램이 변화한다. 남측의 주거지역과 공원, 북측의 박물관과 문화시설, 그리고 그 사이의 도시적 경계를 분석하여 시민의 생산, 도시와 공원의 사이, 공원과 공원을 연결하는 녹지축, 축적되는 박물관 단지라는 네 가지 테마를 설정하였다.
각 프로그램은 독립된 시설로 존재하기보다 동작대로를 따라 연속적으로 연결된다. 시민의 일상적인 문화 활동에서 시작해 공원과 도시의 경계를 지나고, 녹지와 문화시설로 이어지면서 플랫폼은 일상–생산–휴식–기록과 전시가 중첩되는 하나의 문화적 축으로 변화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의 활동과 경험 또한 새로운 기억으로 축적된다. 이렇게 동작대로는 단순한 이동의 플랫폼을 넘어, 용산의 과거를 기록하고 현재의 경험을 축적하며 새로운 도시의 기억을 만들어가는 ‘LINKAGE OF DONGJAK-RO’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