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of Slack

박근영 Studio C / 임진우 + 오승태

Ideas

Archive of Slack

1. 프로젝트 배경 및 목적

시대적 변화에 따른 행정 시스템의 급격한 디지털화는 과거 대면 중심의 공공 청사 내부에 기능적 상실을 야기하며 ‘행정공간 축소’와 유휴공간을 초래하고 있다. 과거 부천시청사에서 원미구청으로 격하 및 개칭된 부천시 원미구청은 이러한 도시의 수축과 권위의 낙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행정 효율화로 인해 발생한 대규모 유휴 면적에 대한 새로운 공간적 치환 전략이 시급한 실정이다. 본 프로젝트는 청사 내 누적된 유휴공간을 감정 노동 최일선에 있는 공무원을 위한 ‘비제도적 휴식 공간’과 구도심 시민들을 위한 ‘생활밀착형 복지공간’으로 이원화하여 치환함으로써, 구도심 속에서 공생하며 숨 쉬는 새로운 공공 청사의 공간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디자인 개념 및 방법론 (Methodology & Concept)

본 프로젝트에서는 제도적 제어 속에 놓인 공무원들의 도파민적 회복을 유도하기 위해 심리학적 자기 방어기제인 ‘딴짓’을 건축적으로 공간화하며, 이 비제도적 휴식 공간 자체를 ‘SLACK — 틈의 공간’으로 정의한다. 오늘날 숏폼(Short-form) 형태의 고자극·단기적 리듬 속을 살아가는 현대인 공무원들에게, 기존의 정형화된 휴식은 일상의 매너리즘을 탈피하기에 불충분하다. 반면, 타인의 시선에서 완전히 벗어나 ‘숨어서 하는 행위’가 주는 비제도적 휴식은 즉각적인 재미와 몰입을 유발함으로써 현대인에게 훨씬 친숙하고 완전한 도파민적 회복을 제공한다. 직장인의 대표적인 마이크로 딴짓 행태를 분석한 결과, 이처럼 시선을 탈피하고 행위의 정당한 명분을 제공하는 최적의 매개체로서 건축적 ‘코어(Core)’가 작동함을 도출하였다. 이에 따라 기능적으로 엄격하고 규격화된 엘리베이터, 화장실, 계단실의 배후 영역 및 소멸한 종합서고를 '틈'의 공간(SLACK)으로 재정의하여, 일상 속에서 가장 친숙하게 작동하는 완전한 은신처를 제공하고자 한다.

3. 디자인 결과

구체적인 건축 계획으로서 첫째, 기존 청사 내 딴짓 잠재 면적 약 1,050㎡를 코어 배후 및 유휴 서고 영역에 집중 배치한다. 엄격한 기둥 그리드 시스템 사이에 기하학적으로 폴딩된 비정형 매스를 관입시켜 사무 공간(Office)과 완벽히 대비되는 ‘SLACK — 틈의 공간’을 수직적으로 적층한다. 둘째, 전면의 폐쇄적인 철골 부설 주차장을 전면 철거 후 지하화하여 지상 마당을 외부 전면 공원으로 전환한다. 이 공원과 맞닿은 청사 1층 하부에는 유치원, 카페, 녹색가게, 노인복지식당, 강당 등 시민을 위한 밀착형 공공·복지 프로그램을 접목하여 배치한다. 이를 통해 공원의 녹지 흐름이 청사 내부로 자연스럽게 유입되도록 유도하고, 시민과 공무원이 일상에서 소통하고 상생할 수 있는 개방적 공공 영역(Public)을 마주하게 개편한다.

4. 결론 및 기대효과

본 프로젝트는 성장을 멈춘 구도심 내 공공 청사의 유휴공간을 공무원의 정신적 회복을 위한 ‘SLACK — 틈의 공간’과 시민 중심의 복지공간으로 재구성하는 대안을 제시한다. 이는 과거의 긴장과 갈등으로 대변되던 행정 공간을 치유와 상생의 거점으로 전형(Transformation)함으로써, 향후 수축 도시가 직면할 공공 자산의 비대화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공공 건축 리모델링의 새로운 프로토타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Drawings